和承가족에게 드리는 11月, 현승훈의 화담(和談)
현승훈의 화담(和談)은
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현승훈 회장님의 스킨쉽 경영의 실천 의지를 담은 편지글입니다.
2014년 6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국내외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전달되며, 평소 회장님이 생각해 오시던 그룹과 그룹문화,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 화담(和談) : [명사]
- ① 정답게 주고받는 말
- ② 화승을 담는 말
봄, 여름은 가고 또다시 가을이 옵니다. 이른 아침, 평소보다는 먼 곳으로 부터의 조양(朝陽)을 맞으며, 가을의 문턱에서 밖을 바라봅니다. 코 끝으로 전해지는 시림보다는 맑은 가을 향기가 이른 아침 저를 먼저 반겨 줍니다.
매일 같은 시각(時刻)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섭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에는 늘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지요. 만날 보는 똑같은 길이지만, 그 길이 항상 새로워 보이는 것은 늘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저의 자그마한 노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의 일들은 고이 접어 저만의 추억 페이지에 넣어두고, 오늘은 어떤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지, 또 어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지에 대한 설레임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평소 저는 필요한 말만 하려고 노력합니다. 성격적인 탓도 있겠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항상 좋은 말만 할 수도 없거니와 감정이 조금씩 섞이다 보면 ‘말’이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뿐더러 ‘말’은 많이 하다 보면 그만큼 실수도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어느 곳이든 상대에 대한 말의 실례와 그에 대한 문제는 사회 곳곳에 이슈가 되어 도마에 오르고 그로 인해 세간(世間)의 지탄(指彈)을 받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그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탄식 섞인 후회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말은 우리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말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상대의 말에 진실이 담겨 있는지 아니면 가식이 섞여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투와 몸짓, 그리고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을 하기 이전에는 항상 신중(愼重)을 기해야 하며 말을 할 때엔 진실을 바탕으로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내 마음의 가식은 스스로 만큼이나 남도 쉽게 알아차리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화승 가족 여러분.
나의 입장에서는‘솔직한 말’, ‘맞는 말’, ‘꼭 했어야 하는 말’이었지만 상대에게는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되는 말들을 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순간을 모면하려, 과장된 몸짓과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말의 꼼수를 부리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조금은 부드럽게, 좀 더 진실 되고 솔직하게, 같은 말이라도 에둘러 표현하며 내 진심이 남에게 닿게 하는 건 어떨까요? ‘화승’이라는 지붕 아래 수많은 식구들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내 식구들을 위해 앞으로 좋은 말, 아름다운 말, 진실된 말만 오가는 화기애애한 화승을 기대합니다.
말에서 시작되는 여러분의 처신(處身), 말 한마디로 천 냥, 만 냥의 빚을 갚을 수 있는 화승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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